합격수기

내 생의 마지막 시험

작성일 : 2018-10-28

작성자 : 원**

조회수 : 4413

인생에 있어어 인연은 우연으로 다가오는게 경우가 많습니다.
공인중개사시험도 내게는 그랬습니다.
작년 8월 초순 경 신문에서 공인중개사 1차과목 광고를 보고 응시원서를 접수한게
오늘 이곳에서 인사드리게 되는 계기가 됐으니 말입니다.

원서 접수 후 출장이 잦은 나는 유트브를 통해 이종호 교수님의 영상강의를 듣고 랜드하나를 알게 되었으며
인강을 들의며 3개월간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만,
결국 1차 합격, 2차 두 문제로 아쉬움을 뒤로 했습니다.

이번 시험을 치루며 느낀 소회 중 하나는 2차 시험 준비만 하면 터라 여유를 만끽하며 내년에 시작해도 늦지 않겠지, 또 해가 바뀌니 한 오월부터 하자며 미루게 되는데 이 부분을 경계해야 됨을 말씀드립니다.

저도 차일피일 공부를 미루다 보니 8월이 됐고 막상 공부를 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사무실 일이 많아져 휴일도 없이 일을 하게 됐고 공부도 너무 하기 싫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2차 응시원서를 접수하고도 바로 시작하지 못하고 9월이 되서야 초조한 마음으로 시작하여 추석연휴 동안 기간에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이때부터는 일요일은 공부만 했습니다.

비상시기에는 비상하게 대처해야하는 법, 워낙 시간이 촉박한지라 바로 단원별 문제풀이 강의를 들으며 요약집으로 정리했습니다.
작년에 공부한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모든게 낯설기 짝이 없었지요.
아무튼 시간은 전광석화처럼 지나갔으며 평소 체력은 자신 있었지만 밤 공부는 노안 때문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여 공부는 다시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

사실 공부는 어렸을 했던 토끼몰이와 같습니다. 처음에는 전방위적으로 포위하고 한 곳으로 몰아가다가 마지막에 포획하듯 시험공부도 개괄적으로 파악한 후 시험에 임박하면 핵심을 반복하는게 합격의 요체이므로 10월은 내게 너무나 소중한 나날들이었고 특히 휴일은 생명수와도 같다 해도 과언은 아니라 여겨집다.

10월 둘째주 2막3일 일정으로 동창들과 회갑여행 계획이 잡혀 있어 회비 일부를 냈으나 처지가 처지인지라 못가겠노라 했더니 동창회장이 득달 같이 전화를 해 온갖 협박과 감언이설에 결국 넘어가고야 말았습니다.
회갑은 평생 한 번인데 시험이야 내년에도 볼 수 있지 않느냐는 둥.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어떻게 다시 1차부터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마음을 비우기로 했으나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어찌 시험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자가용으로 고향 마을로 가는 내내, 버스로 목포까지 이동하는 틈에 인강을 들었고, 배를 타고 홍도로, 흑산도에서 다시 비금도를 거쳐 돌아오는 내내 내 귀에는 이어폰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놀기 좋아하고 분위기 메이커인 내가 그 분위기에 젖지 않으려니 그것 참 힘들더군요.
숙소에 2박 하는 동안에도 잠자리에서 이어폰을 꽂고 들리던지 말던지 의미를 알아먹던지 말던지 계속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게 마지막 시험정리하며 책을 볼 때 신기하게 살아나더군요.

아무튼 시험 마지막 날 이틀간 사무실 출근하지 않고 총정리에 들어갔습니다.이땐 공법은 말고 성적 잘 나오는 중개사 실무와 공시법으로 집중하려 했으나, 아뿔사 공법은 여전히 저와의 이별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넘의 숫자와 뭐 비스무리한 날자는 헷갈리기 일수였고 결국 건축법과 정비법은 포기했습니다.

막판에 세법도 버리기로 했고 시험 전전날은 세시간만 자며 버텼으며, 전날에는 그나마 네시간을 잠에 할애하고 공부했습니다.
시험 당일 새벽 세법이 자꾸 같이가자며 발목을 잡기에 취득세와 재산세까지만 보기로 했는데 신기하게 그때 눈도장 찍은게 시험지에서 환대하여 의외로 세법에서의 목표를 올렸으니의리 짱짱한 친굽니다.

아무튼 아침은 김밥으로 점심은 가볍게 계란두부로 때우고 시험장인 강릉대학교로 커피 한잔 뽑아들고 갔습니다.
주차장 가득 메운 차들, 교정은 수험생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기에 부족함에 없었습니다.

수험장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말자 몰려오는 피곤감과 엄습하는 피로와 싸워야 했습니다.
막상 중개사법 답안지를 마킹하며, 이거 뭐야 8~90점 맞는거 아녀? 잠시 희열을 맛봤으나
공법문제를 대하면서 거의 초주검이 되었습니다.

공법이 공부시간의 2/3를 찾이 했는데
(ㅎㅎ그러고 보니 공법에도 3/4, 3/2 등등 숫자가 왜그리 많은지) 처절한 배신감을 느끼며 1교시를 마쳤을 땐
결국 공법이 발목을 잡는구나. 과락만 면하면 합격이다. 중개실무에서 벌충하면 충분히 만회 할테니까.

그렇게 위안하며 2교시를 맞이했습니다.
문항 1번 지목과 지적도면의 등록부호의 연결을 묻는 문제에서 순간 아찔했습니다.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하더군요
세법의 명품교수이신 이재준 선생님의 확인사살 기법으로 멋드러지게 포획에 성공을 하고 나서야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집에 돌아와 가채점 결과 공법 62.5점, 중개사실무 65점, 공시법 62.5점로 아슬아슬하게 사선을 넘었습니다.
이 시험을 끝으로 강호제현에게 모든 시험에서의 은퇴를 선언합니다.

할일도 즐길 일도 많은데 다시는 시험공부에 빠지고 싶지 않습니다. 직업에 충실하며 사회인으로서 할일도 많은데,
취미활동도 열심하 하고 좋아하는 운동과 술도 가까이하면서 내년에 동창들과 놀러갈 일이 있으면 뽄대있게 놀아볼 요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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